Mobility Transformation

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도입… 사회적 약자보호 미션까지 고려를

혁신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로보택시가 단순히 기술적 성취를 넘어, 교통 소외 지역과 인구 소멸 위기를 해결하는 '미션 중심의 AI 전략'으로 나아가야 한다.

David Kim
By David Kim
Published on 2025-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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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자 없는 '로보택시' 도입… 사회적 약자보호 미션까지 고려를

단언컨대, 혁신은 속도보다 '방향'이다. 방향이 맞지 않으면 가속도가 붙지 않는다. 미션 중심의 인공지능(AI) 전략 수립이 필요한 이유다. 기술 발전 속도는 눈부시지만, 그 기술이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답하지 못하는 경우가 대다수다. 로보택시 산업이 대표적이다. '운전자를 없앨 수 있다'는 기술적 성취는 증명되고 있지만, '왜 우리 사회에 필요한가'에 대한 합의는 존재하지 않는다. 기술이 방향을 잃으면 사회적 공포를 낳고, 이는 규제라는 장벽으로 돌아온다. 기업이 아무리 기술을 고도화해도 시장은 형성되지 않는 '혁신의 역설'로 이어진다.

최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자율주행 기술은 피지컬 AI 분야의 대표 산업으로 언급됐다. 이 시점에 무엇보다 선행돼야 하는 점은 '미션의 설정'이다. 정부와 기업이 로보택시를 통해 해결하려는 사회적 목표를 공유할 때, 비로소 기술은 두려운 대상에서 필요한 솔루션으로 전환된다.

기업의 경영진은 로보택시의 경쟁력을 자율주행 레벨 4, 5라는 기술 등급에서 찾지 않아야 한다. 그보다 인구 소멸과 고령화로 인한 이동권 붕괴라는 시급한 난제에서 시작해야 한다. 현재 지방 도시는 버스 노선이 폐지되고, 고령층은 병원조차 가기 힘든 '이동의 사막'에 살고 있다. 비용은 높은데 수요는 적은 탓에 사적 이익을 추구하는 기존 시장논리만으로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

정부는 이 지점에 개입해 지속가능한 선순환 구조로 전환해야 한다. 로보택시의 제도적·경제적 허들을 낮추는 조건으로 '교통 소외 지역 해결'이라는 명확한 미션을 부여해야 한다. 기술을 평가해 운영을 허용하는 수준을 넘어, 지방자치단체의 대중교통 예산을 로보택시 지원금 형태로 전환해주고, 독점 운행권을 보장하는 등 '확실한 시장'을 열어주는 것이다.

미션 중심 전략은 기업의 이기심을 자극한다는 점에서 지속가능하다. 사회문제라는 미션을 부여하면 로보택시는 기존 시장에서 밥그릇 싸움을 하는 '제로섬 게임'에 휘말릴 필요도 없다. 기업이 자율주행 기술로 지역과 고령화 문제를 해결할수록 정부는 막대한 비용을 절감할 수 있고, 기업은 그 절감된 비용의 일부를 수익으로 보장받는다. 사적 이익의 추구가 공적 가치 창출로 이어지고, 그 보상이 다시 기업의 연구개발 투자로 돌아오는 지속가능한 선순환이 이뤄지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선도 기업들은 이미 이 문법을 간파했다. 일본의 소프트뱅크와 스타트업들은 지자체와 협력해 적자 버스 노선을 자율주행 셔틀로 대체하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이는 봉사활동이 아니다. 고령화 시대 가장 확실하고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창출하는 인프라 비즈니스다. 미국의 로보택시 기업도 화려한 도심만이 아니라 '은퇴자 공동체'에 공을 들인다. 자율주행 스타트업 보이지(Voyage)는 플로리다의 은퇴촌 '더 빌리지스'에서 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에게 자율주행은 운전대를 놓은 노인들의 '발'이었다. 최근 미국 정부가 자율주행 허가 심사에서 '장애인 및 고령자 접근성(Equity)'을 핵심 지표로 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사회적 약자의 이동권을 얼마나 보장하는가'라는 미션을 통과한 기업에 기회가 주어지는 것이다.

미션의 설정은 로보택시의 제도화 논의가 시작되는 지금이 적기다. 기술기업과 플랫폼, 택시 이해관계자들의 전략은 수정돼야 한다. 정책 결정자의 시각에서 기술이 개발됐으니 규제를 풀어 달라는 요구는 공허하게 느껴질 뿐이다. 그보다 자율주행 기술로 지역 균형발전이나 고령층 고립이라는 미션을 해결할 수 있게 시장을 형성해 달라고 제안해야 한다. 기업과 정부의 '공생적 파트너십'이 전환기에 기업이 혁신의 주도권을 쥘 수 있는 방법이다. 가장 골치 아픈 문제를 해결하는 기업이 가장 큰돈을 번다. 로보택시가 강남의 도로가 아닌 시골의 험로와 대중교통의 사각지대를 달릴 때, 역설적으로 기업의 수익 도로는 8차로로 뚫릴 것이다. 미션이 곧 가장 확실한 '시장'이 되는 시대, 이것이 로보택시 비즈니스의 진짜 승부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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