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고령 운수종사자, 자격 여부 제대로 따져야
고령 운수종사자의 사고가 증가하고 있지만, 현재의 자격 유지 검사는 사실상 유명무실하다.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을 통해 고령화 시대의 교통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법원은 금고 7년 6월을 선고했다. '시청역 역주행 사고' 조사 결과 법원이 1심 판결에서 내린 결론이다. 9명의 목숨이 황망하게 사라졌고, 5명이 크게 다쳤다. 올해 70세인 운전자는 가속페달을 브레이크로 착각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있다.
2023년 사업용 자동차 사고 가운데 고령 운수종사자 비중은 25%를 넘었다. 2019년 이후 연평균 5.9%의 증가세를 보인 결과다. 정부가 손 놓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2016년부터 버스와 화물의 고령 운수종사자 자격 관리 방안으로 안전 운전에 필요한 기능을 평가해 자격 유지 여부를 점검하는 자격유지검사 제도를 도입했다.
유명무실한 자격유지검사 제도
하지만 실효성은 의문이다. 의료적성검사 합격률이 거의 100%에 육박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정부는 화물과 택시업종의 경우 병의원에서 시행하는 의료적성검사로 자격유지검사를 대체할 수 있도록 허용했다. 교통사고가 줄어들고 있는 가운데 고령 운수종사자 사고만 증가세를 보이는데도 의료적성검사 합격률은 최근 99.9%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서 시행하는 자격유지검사도 다르지 않다. 2023년 기준 합격률은 98.5%다. 자격유지검사에 불합격한 고령 운수종사자는 합격이 될 때까지 의료적성검사를 반복해서 다시 받을 수 있도록 제도가 설계된 탓이다. 의료적성검사에 불합격할 경우 14일 이후 다시 검사를 받을 수 있고 그사이에는 생업인 운전대를 놓아야 하니 부적합 결과를 제출할 운수종사자는 아무도 없다. '적합' 판정이 나올 때까지 무한정 재검사를 받는 것이다.
실효성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
고령 운수종사자 자격유지검사 제도를 보완할 시점이다. 국내 교통사고 사망자가 지난 10년간 절반으로 감소한 결과는 우연이 아니다. 하지만 고령 운수종사자 관리에 실패할 경우 축적된 노력 모두가 실패할 수 있다.
제도 개편의 핵심은 부적합 판정을 의도적으로 감출 수 있는 제도 공백을 해결하는 것이다.
- 의료적성검사의 초기 부적합 판정 결과를 병의원이 직접 제출하도록 수정할 필요가 있다.
- 협력에 시간이 소요된다면 재검사 횟수를 제한하는 방법도 고민해야 한다.
- 교통사고 위험이 특히 높은 75세 이상 후기고령자를 대상으로 한 별도의 자격유지검사 제도도 고민해볼 수 있다.
고령화로 인해 많은 사회 변화가 발생하고 있다. 교통 분야도 예외가 아니다. 다행히 인구 전환은 어느 정도 대비가 가능하다. 모두가 예외 없이 한 살씩 나이를 먹기 때문이다. 제도는 행동의 비용과 편익을 결정하는 게임의 규칙이라는 점에서 실효성 높게 끊임없이 개선되어야 한다. 고령 운수종사자 자격유지검사 제도의 개선이 고령화 시대 교통 안전의 해결책이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