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bility Transformation

[에이징 & 모빌리티] 01. 나이들어도 편히 이동할 수 있는 세상이 온다

David Kim
David Kim
2025-11-14
8 min read

에이징 & 모빌리티 · 1회 요약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기회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이동은 기회로 접근하는 수단이다. 이동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수단이라는 의미다.이동과 기회로의 접근은 세계 인구 대부분이 도시에 거주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도시와 그 주변에는 삶의 질을 높일 다양한 기회들이 곳곳에 존재한다. 상품과 서비스, 노동과 자본, 문화 등 경제사회적, 문화적 다양함이 그것이다. 이동을 통해 사람들은 더 많은 기회에 접근할 수 있고, 그렇게 높아진 접근성은 더 많은 경제적 교류로 이어져 한 사회의 성장으로 이어진다.

이동의 기회는 평등하지 않다

문제는 기회 요인이 다양한 공간에 분산되어 있다는 점이다. 다양한 욕구를 채워줄 기회 요인은 도시와 그 주변에 몰려 있다. 게다가 도시 안에서도 특정 지역에 집중되어 있다. 하지만 사는 곳은 분산적이고, 그 기회로의 접근 능력은 사람마다 다르다. 어떤 사람은 몸이 불편해서, 또 어떤 사람은 나이가 많아서, 또 어떤 사람은 돌봐야 할 아이가 많아서 기회로의 접근 능력이 제한된다. 기회로의 접근성이 낮은 사람들이 많을수록 사회가 성장할 가능성은 현격히 줄어들 수밖에 없다. 국가가 대중교통을 운영하고, 이동 능력이 낮은 사람들을 ‘교통약자’라고 정의하고 지원하는 이유이다.

민간 자원인 ‘택시’의 면허와 가격을 정부가 통제하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버스와 지하철과 같은 대중교통이 닿지 않는 지역을 택시라는 수단으로 그 빈틈을 채우기 위함이다. 그렇다고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다. 유인을 제공하기 위해 정부는 진입 장벽을 만들어 경쟁에서 보호해주었고, 동시에 지나치게 높은 요금을 책정하지 못하도록 관리했다. 타다와 우버를 허용하지 않는 정부를 두고 혁신을 외면했다고 평가하지만, 국민 모두의 기회에 대한 동등한 접근 보장이라는 관점에서 본다면 ‘무엇을 위한 혁신’인가를 떠올리게 되는 대목이다.

액티브 시니어 라이프의 전제조건

이동과 기회의 구조적 불일치는 인구 전환 시대에 보다 강조된다. 병원 방문과 같은 필수적인 건강관리와 연장되는 경제활동, 사회적 고립을 방지하는 이웃과의 교류로 표현되는 ‘기회’는 자유로운 ‘이동’을 전제로 가능하기 때문이다.

이는 고령자를 단순히 수동적인 복지 수혜자로 보는 시각에서 벗어나 사회의 능동적인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독일 및 프랑스 등 유럽 국가들의 ‘액티브 에이징(Active Ageing)’의 정책 기조와 맥락을 같이 한다. 고령층이 건강을 유지하며, 노동시장과 지역사회에지속적으로 참여하고, 독립적인 삶을 영위하기 위한 사회적 기반 마련을 목표로 하는 본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촘촘한 모빌리티 서비스가 전제되어야 한다.

일본과 함께 고령화 속도가 지구상 그 어느 국가보다도 빠른 우리나라가 모빌리티 중요성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다.

디지털이 모빌리티와 만날 때 벌어지는 일

한편, 디지털 시대가 되었다고, 이동성과 접근성의 본질이 달라진 것은 아니다. IT인프라와 플랫폼의 등장은 이동의 방법을 크게 바꿔 놓았지만, 욕구와 기회가 공간적으로 균등하지 않다는 본질은 달라지지 않았다. 여전히 이동은 누군가에게는 힘든 일이고, 많은 시간과 금전적인 대가를 치러야 가능한 활동이다.

디지털 수단에 익숙하지 않은 누군가는 택시를 이용하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해졌고, 버스정류장에서 낭비하는 시간이 상대적으로 많아졌다. 범용 AI가 등장하더라도 휠체어 장애인들의 이동은 여전히 힘든 일일 것이다. 가속화되는 수도권 선호, 천정부지로솟구치는 부동산 가격, 1인 가구 증가와 자가용의 급증, 환경오염 등까지 고려한다면 기회로의 이동은 여전히 사람들에게 높은 비용이 수반되는 활동이다.

모빌리티 서비스가 시대를 막론하고 주목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모빌리티 서비스는 플랫폼, 로보택시 등과 같이 최신 수단을 활용하는 탓에 신기술의 등장으로 정의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모빌리티 서비스는 어떤 형태로든 존재해왔다. 일상에서 매일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 택시 모두 모빌리티 서비스다. 모빌리티 자체를 혁신적이거나 새로운 무언가로 인식할 필요는 없다는 의미다.

하지만 IT와 AI기술의 발전은 모빌리티 서비스 개선에 큰 역할을 했다. 오늘날 이용자는 스마트폰의 앱으로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서 모빌리티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개인이나 기업이 소유한 미사용 자산을 실시간으로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할수 있게 됨으로써 유휴자산에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자본으로 탈바꿈 할 수 있다. 물론 공유자체가 새로운 서비스는 아니다. 매일 이용하는 버스와 지하철은 대표적인 공유서비스다.

차이점은 디지털 수단을 활용해 실시간으로 사용가능한 차량의 종류와 기능에 대해 확인할 수 있고, 공급자가 아닌 수요자가 필요한 시점에서비스 이용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존 모빌리티 서비스와 디지털 기술이 결합하면, 이동의 비용은 줄이면서 더 높은 접근성을 확보해 기회제공의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확보할 수 있는 것이다.이미 사회 곳곳에서 모빌리티와 디지털의 의미 있는 결합이 시작되고 있다.

단지 우버나 리프트와 같은 승차공유나, 쏘카나 그린카와 같은 차량공유 이야기가 아니다. 서울시의 법인택시 특장택시 사례는 주목할만하다. 법인택시 사업자와 장애인콜택시 플랫폼 그리고 서울시의 제도적 인센티브는 완벽한 시너지를 창출하며 휠체어 장애인의 이동 공백을 해결하고 있다. 지자체마다 상이하지만, 보통 휠체어장애인이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장애인콜택시를 기다리는 시간은 약 1시간이다.

이마저도 기다리다 승차를 포기한 승객은 통계에 반영되지 않은 수치이다. 인터뷰 자료에 따르면 실제 대기시간은 2시간에 가깝다. 이는 장애인콜택시 운영이 국가 및지방자치단체 재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탓에 공급이 턱없이 부족해 생긴 일이다.그렇다고 무한정 많은 예산을 배정해 급격하게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고민하던서울시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가동률이 급감한 법인택시 사업자에 주목했다.

100대의 차량을 보유한 회사라도 실제 50~60대는 기사를 구하지 못해 운행을 못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이 차량 중 일부를 휠체어 장애인용으로 변경할 것을 권고했다. 차량 개조에 지원금을 약속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장애인 콜 택시 수요가 높은 시간대에 운행 실적에 비례한 성과금을 약속했다. 서울시가 정한 시간대에 월100건 이상을 수행하면 대당 최대 800만 원의 성과를 약속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서울시 장애인콜택시와 동일한 디지털 플랫폼을 활용해 콜 정보를 실시간으로 공유하니 월 100건을 채우는 일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법인택시 회사의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하여 초기 30대로 시작했던 사업은 그 규모를 늘려다라는 요구가계속될 정도다.

플랫폼을 통해 실시간으로 장애인의 콜수요를 파악하고, 기존 택시면허 활용과 결합되자 법인택시회사, 장애인 수요자, 운수종사자 모두의 편익이 높아졌다. 더 많은 장애인이 더 적은 노력과 비용으로 마음 놓고 회사로, 병원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모든 이들의 기회 접근성을 높이다

유사한 시도는 다양한 형태로 가능하다. 디지털 플랫폼은 유형자산의 효율만 높이는 것이 아니다. 쉬는 인력이 많은 간호사나 요양보호사와 같은 인력도 찾아낸다.이들을 택시와 연결하면 혼자서 병원에 가기 어려운 노약자도 얼마든지 병원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질 수 있다.

이처럼 모빌리티 서비스가 중요한 이유는 기술의 발전으로 다양한 제약에 놓인 사람들을 기회 근처로 데려갈 수 있기 때문이다. 이제 이동은 공간의 변화를 넘어 개인의 가능성을 확장하고, 사회 전체의 성장을 이끄는매개가 되고 있다.

디지털 기술과 결합한 모빌리티 서비스는 교통약자를 포함한 모든 이들의 기회 접근성을 높이는 효과적인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 모빌리티 혁신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사회의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핵심 열쇠가 될것이다. 미래 모빌리티는 ‘어디든’에서 ‘누구든’ 기회에 닿을 수 있게 도울 것이다.

Enjoyed this story? Share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