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Transformation

[전문가 기고] 2025년은 전환의 해여야만 한다

인류 역사는 기존 시스템의 생명력이 다했을 때 '전환'을 통해 위기를 극복해왔다. 2025년,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생산 체계, 교육, 노동 등 사회 전반의 시스템을 리셋하는 대전환의 국가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David Kim
By David Kim
Published on 2024-1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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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기고] 2025년은 전환의 해여야만 한다

'전환(Transformation)'은 디지털 세상에만 어울리는 단어가 아니다. 인류가 거쳐온 시간 내내 기존 방식의 생명력이 다했을 때 전환은 어김없이 이뤄졌다. 최소한 현재 수준의 삶을 이어가기 위한 방편이기 때문이다. 전환은 '구조개혁'보다 세련된 표현임과 동시에 포괄적이다. 어느 한 부분의 개선만으로 가능하지 않다는 의미다. 전환이란 경제나 사회질서의 대대적인 변화이기 때문이다. 전환이란 변화라기보다 리메이크(Remake)이고 리셋(Reset)이다.

오늘날 대세로 자리 잡은 시장경제 시스템은 최소한 세 번의 위기를 겪었다. 1870년대 금융위기와 1930년대 대공황 그리고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다. 그 위기의 모습은 오늘날과 무척이나 닮았다. 19세기 금융위기는 2008년을, 대량생산 신기술에 대한 투자 거품이 터지면서 시작된 1930년 대공황은 인공지능(AI) 기술에 열광하는 오늘날이 떠오른다. 과거 두 차례 위기는 모두 동일한 방식으로 극복됐다. '전환'이다. 생명력이 다한 구식 시스템을 새롭게 리셋한 것이다.

기술을 넘어선 시스템의 진화

두 시기 모두 인류 역사상 혁신적인 기술이 가장 많이 등장한 시기다. 하지만 생산기술의 발전만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수는 없다. 기술의 장점을 극대화해 줄 생산체계와 사회 운영 시스템이 필요하다. 1차 위기 때는 대량생산 시스템이, 2차 위기 때는 포드식 조립생산 체계가 등장했다.

전기모터를 활용한 조립식 생산 방식에서는 도심에 위치하는 복층의 증기공장보다 교외 지역에 위치한 단층의 넓은 공장이 유리했다. 교외에 공장이 들어서자 도심의 경계가 넓어졌다. 더 멀리 전기가 들어가고, 도로가 생기고, 대중교통이 연결됐다. 교외 지역으로 삶의 터전이 바뀌자 주택 자가 보유 비율도 늘어났다. 거주비용이 감소하자 각 가정에 소비여력이 커졌고, 이는 자동차와 가전제품 소비로 이어졌다.

교육제도와 노동법의 발전도 빼놓을 수 없다. 공장 생산 시스템이 확산되면서 읽기, 쓰기 능력을 갖춘 노동자와 이를 관리할 전문직 수요가 폭증했고, 정부는 대학 교육 시설 확충을 지원했다. 또한 근로자 권리 강화 법안이 통과되면서 경기 회복의 과실이 임금의 형태로 분배될 수 있었다.

디지털 전환의 본질

역사는 전환이 어느 한 요인의 변화만으로 가능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전환은 혁신 기술들이 큰 시스템 안에서 사회의 다양한 요인들을 자극하며 시너지를 낼 때 가능하다. 생산체계와 교육제도, 에너지·교통인프라, 근로자 보호제도 등 새로운 인프라가 그것이다.

디지털 전환도 마찬가지다. AI, 가상현실(VR), 로봇 등 기술에만 초점을 둘 일이 아니다. 기술 발전이 생산성과 삶의 질 개선으로 이어지려면 생산 시스템과 교육, 노동규제, 에너지 정책, 지역발전, 외교전략 등 전반의 변화가 동반돼야 한다.

오늘날의 반도체 경쟁력 우려, 조선업의 쇠퇴, 전기차 생태계 부재, 신구 산업의 갈등 등은 전부 우연이 아니다. 모두 전환이 필요함을 가리킨다. 전환은 어렵지만 우리만큼 문화적·기술적으로 글로벌 선두 국가에 가까운 국가도 없다. 이제는 파편화된 구슬을 전환이라는 실로 꿰어낼 때다.

한국의 성장과 발전을 이뤄왔던 기존 시스템의 생명력이 다해간다. 2025년, 전환의 구체적 비전과 국가전략이 절실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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