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이야기] 07. 지능형 기계 등장으로 승자독식 더 뚜렷해질 것
인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형 기계의 등장은 지식 노동의 영역까지 침범하며 '승자독식 경제'를 가속화한다. 승자는 막대한 부를 쌓고 패자는 잊혀지는 시대, '평균'의 의미는 사라지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이야기] 07. 지능형 기계 등장으로 승자독식 더 뚜렷해질 것](/images/4th-industrial-07.jpg)
“은메달을 딴 것이 아니라 금메달을 놓친 것이다. You don't win silver, you lose gold.”
미국 여자농구 역사상 가장 많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리사 레슬리가 출연한 1996년 나이키 광고 문구입니다. 당시 큰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이 문구는 오늘날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2인자가 1인자를 넘어설 수 없게 된 '승자독식 경제'를 표현하는 가장 적절한 문장인 듯합니다.
지능형 기계의 등장과 일자리의 변화
지금까지의 기계는 단지 인간의 육체를 대체할 뿐이었습니다. 지식 노동은 인간이 기계에 비해 확고한 우위를 누릴 수 있는 분야였습니다. 하지만 4차 산업혁명 시대의 기술 진보로 기계가 인지적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되면서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자연어 처리와 기계학습을 통해 기계는 경험과 학습으로만 쌓을 수 있는 '암묵적 지식'까지 습득하며 인간의 영역을 넘보고 있습니다.
MIT의 애쓰모글루와 오토 교수는 인간과 기계의 영역을 일상적(routine) 노동과 비일상적(non-routine) 노동으로 구분하자고 주장합니다. 지식노동이든 육체노동이든 일상적 업무는 모두 기계에 의해 대체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지난 30년간 현금 출납원, 우편물 담당자 등 일상적 업무의 일자리는 급격히 감소한 반면, 높은 수준의 교육이 필요한 비일상적 지식 노동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상승했습니다.
승자독식 현상의 강화
격차는 최상위 소득계층 내에서 더욱 극명하게 나타납니다. 상위 1% 내에서도 상위 0.01%가 가져가는 부의 집중도는 상상을 초월합니다. 미국의 세무 소프트웨어인 '터보택스'를 개발한 인튜이트사의 사례를 보면, 지능형 디지털 기술을 통해 아주 낮은 비용으로 엄청난 가치를 창출함으로써 한 개인이 유능한 회계사 수천 명의 연봉을 상회하는 수익을 얻게 됩니다.
이런 경향이 짙어질수록 시장을 지배하는 자와 그렇지 못한 자 간의 격차는 커집니다. 승자는 더욱 많은 것을 갖게 되고, 패자는 아주 작은 것도 소유하기 어려워지는 것입니다.
평균의 종말
승자독식 현상은 '평균'을 기준으로 삼는 기존의 사고방식을 무너뜨립니다. 정치나 마케팅 분야에서 가정하는 '평균적인' 대상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승자독식 경제에서의 평균은 중앙값보다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소수의 승리자가 전체 수익의 대부분을 독식하는 구조에서는 9명이 평범한 소득을 올리고 1명이 천문학적인 소득을 올릴 때, 그 집단의 '평균'은 아무런 대표성을 갖지 못합니다.
디지털 시대에 생존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승자독식 현상에 대한 깊은 이해가 필수적입니다. 금메달을 딴 선수에게는 무한한 기회가 주어지지만, 은메달을 딴 선수는 역대 가장 근소한 차이였더라도 잊혀지고 마는 현실.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되는 오늘날, 1996년의 나이키 광고가 다시금 우리에게 묵직한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