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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야기] 05. 4차 산업혁명은 기술과 환경의 변화로 촉진되죠

기술 혁신이 곧바로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않는 '생산성의 역설'. 전기가 공장 배치를 바꾸는 데 30년이 걸렸듯, 4차 산업혁명 역시 기술을 뒷받침하는 혁신 시스템과 사회적 합의가 수반될 때 비로소 완성된다.

David Kim
By David Kim
Published on 2017-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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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산업혁명 이야기] 05. 4차 산업혁명은 기술과 환경의 변화로 촉진되죠

언젠가부터 인류의 생산성은 기술 혁신에서 비롯됐다. 인류 역사의 초기에는 노동시간이 생산성을 높여줬지만 더 이상 생산성은 노동시간의 증가에 비례하지 않는다.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의 경제학 교수인 로버트 솔로는 총산출량 증가가 요소 투입의 증가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점을 입증해 1987년 노벨 경제학상을 받았다.

생산성 향상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범용기술

문제는 기술 혁신이 곧바로 생산성 향상을 담보하지는 못한다는 것이다. 솔로의 연구에 의하면 1940~1960년대 미국의 생산성이 급격히 증가했지만 1973년을 기점으로 그 증가세가 확연히 둔화되기 시작한다. 솔로는 이 시기가 많은 기업이 정보기술(IT)을 도입한 '컴퓨터 혁명' 시기와 일치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현상을 두고 그는 뉴욕타임스에 기고한 칼럼을 통해 **'생산성 통계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컴퓨터 시대의 도래를 목격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실제 기업 현장에서는 IT를 많이 활용한 기업의 생산성이 대폭 향상됐음에도, 국가 전체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는 이 현상을 '생산성의 역설(Productivity paradox)'이라고 한다.

사실 이런 생산성의 역설은 1970년대 중반에만 나타났던 것은 아니다. 전기의 등장 시기에도 같은 현상이 있었다. 미국 공장에 전기가 도입되기 시작한 것은 1880년대 후반이지만, 이후 30년간 미국 경제에는 아무런 생산성의 향상이 나타나지 않았다. 범용기술의 출현과 생산성 향상 사이에는 일정한 시차가 존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범용기술과 환경의 시너지 효과

기술이 곧바로 생산성 증가로 연결되지 못하는 이유는 범용기술만으로 경제 전반의 생산성을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범용기술을 둘러싼 환경의 변화가 뒤따라야 새로운 기술이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전기 도입 초창기에 생산성이 높아지지 못한 원인은 과거의 공장 배치를 그대로 유지했다는 점에 있었다. 증기기관 시대에는 모든 시설이 하나의 거대한 동력원에 연결되어 중앙에 밀집되어야 했다. 전기가 도입된 후에도 사람들은 증기기관만 커다란 전기 모터로 바꾸었을 뿐, 기존의 밀집된 배치를 고수했다.

공장의 배치가 전기라는 새로운 동력원을 활용할 수 있도록 바뀌는 데는 무려 30년이 걸렸다. 새로운 공장에서는 넓은 공간에 놓인 기계마다 작은 모터가 설치되었고, 비로소 분업을 통한 대량 생산(포드 시스템)이 가능해졌다. 새로운 생산방식으로 인해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자 경제 전반의 생산성 향상이 나타났다.

혁신 시스템으로 발현되는 4차 산업혁명

IT를 중심으로 한 생산성 향상 역시 전기 시대와 동일한 양상을 보인다. 1990년대 중반 이후의 생산성 향상 이면에는 월드와이드웹(WWW)의 등장, 하드웨어 성능의 비약적 발전, 그리고 물류 및 소비자 대응 프로세스의 혁신이 있었다.

4차 산업혁명은 만물의 디지털화를 통해 오프라인의 정보를 빅데이터로 전환하고, 이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함으로써 다시 현실 세계의 최적화를 달성하는 과정이다. 과거의 범용기술이 그러했듯, 생산성 향상은 기술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무엇보다 요구되는 환경은 규제 개선이 중심에 놓인 혁신 시스템이며, 이를 위해서는 사회적 합의가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혁신에 대한 강한 보상은 다방면에서의 재조합 노력을 이끌어내지만, 동시에 양극화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생산성 향상을 위해 사회적 합의가 바탕이 된 혁신 시스템이 필요한 이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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