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 이야기] 79. 신기술 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더 중요해져요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업의 생존은 기술력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활용한 비즈니스 모델의 혁신에 달려 있습니다. '디커플링'을 통해 기존 가치사슬을 분리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4차 산업혁명 이야기] 79. 신기술 시대에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 더 중요해져요](/images/4th-industrial-79.jpg)
4차 산업혁명 시대, 많은 기업이 파괴되고 있다. 전자제품 화장품 등의 유통 영역에서, 방송·자동차·운송 영역에서 신생 기업의 등장으로 기존 기업들이 무너지고 있다. 심지어 규제로 인한 독점 영역인 금융 영역도 이런 추세를 피하지 못했다. 흥미로운 점은 이들의 파괴가 신기술로 무장한 신생 기업의 특징 때문이 아니라는 것이다. 이들이 사용한 무기는 그 누구도 확보하지 못한 신기술 자체가 아니라 기술로 구현이 가능해진 비즈니스 모델의 변화에 있었다.
기술 발달로 변해가는 소비자
기술은 경쟁우위를 창출하는 중요한 요소임에 틀림없다. 문제는 그 효과가 무한하지 않다는 점이다. 처음 100만 화소의 디지털 카메라가 등장했을 때 50만 화소의 카메라는 더 이상 힘을 쓰지 못했다. 200만 화소가 등장하자 100만 화소 카메라가 같은 처지에 놓였다. 사람들은 더 선명한 카메라를 사용하기 위해 1, 2년에 한 번씩은 카메라를 교체했다. 기술 자체가 경쟁우위를 창출하던 시기다. 이후 1000만 화소, 1200만 화소까지 기술이 발달하자 사람들은 예전만큼 자주 카메라를 바꾸지 않았다. 일반인 눈에 1000만 화소인지, 1200만 화소인지 여부는 더 이상 중요한 요소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화소 기술이 충분해지자 소비자들은 단순하게 찍고, 쉽게 사진을 공유할 수 있는 편리함에서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늘날 카메라 제조 시장을 이끄는 주체가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와 애플인 이유다.
비즈니스 모델 변경을 통한 경쟁력 확보
오늘날 새롭게 등장하는 기업들은 이런 소비자 변화에 기민하게 반응했다. 반면 기존 기업은 성공을 가져다준 과거의 전략을 하루아침에 버리기 어려웠다. 미국 최대 가전제품 소매업체인 베스트바이도 그중 하나였다. 미국 전역에 1500개의 지점을 보유한 베스트바이에는 연말 쇼핑 시즌이 되면 사람으로 북적였다. 최신 평면 TV를 구경하는 사람들, 빠르고 가벼워진 노트북을 구입하려는 사람들로 가득했다. 문제는 매출이었다. 사람들은 여전히 베스트바이를 많이 찾지만, 매출 기록은 그 반대였다. '쇼루밍' 현상 때문이었다. 오프라인 매장에서는 제품을 확인할 뿐 구입은 아마존과 같은 온라인 상점을 이용했다.
해결책은 비즈니스 모델의 변경이었다.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쇼루밍을 하는 소비자,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온라인 소매업자와 공존하면서도 가전제품 판매 외의 수입원을 만들었다. 베스트바이는 삼성전자와의 계약을 통해 매장 내에 삼성전자 제품이 더 돋보일 수 있는 전시공간을 마련해줬다. 그리고 그 대가로 입점 수수료를 요구했다. 입점 수수료 덕분에 베스트바이는 소비자가 실제 구입을 어디에서 하는지에 신경을 덜 쓸 수 있었다.
소비자 가치사슬의 분화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인 탈레스 테이셰이라는 그의 책 『디커플링』을 통해 4차 산업혁명 시대의 신생 기업은 기존 기업이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가치의 일부를 제공함으로써 기존 기업과 소비자 간의 유대를 끊는다고 설명한다. 아마존은 오프라인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고객들이 바코드 스캔 혹은 사진 촬영을 통해 아마존 가격과 비교할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을 제공했다. 고객들이 제품을 선택한 이후 오프라인 매장에서 물건을 구입하는 연결고리를 끊은 것이다. 이를 통해 제품 선택은 베스트바이에서, 구입은 아마존에서 이뤄지도록 유인한다.
전통적인 경쟁에서는 경쟁자가 성공한 기존 기업의 모든 비즈니스를 대체하려고 했지만 오늘날 신생 기업들은 그럴 필요가 없다. 기존 기업이 활용하지 않는 기술을 활용해 고객에게 약간의 가치만을 제공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기존 기업의 고객을 가져올 수 있다. 이런 현상은 거의 모든 영역에서 일어나고 있다. 4차 산업혁명 시대, 경제·사회를 바꾸는 요인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기술을 둘러싼 제도와 문화에 있듯 기업 경쟁에서도 기술 그 자체가 아닌 기술을 도구로 활용하는 비즈니스 모델이 중요함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